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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PP 관련 기술 상용화·운영 ‘에너지 스타트업’ (신용사회 / 2024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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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징 스타트업_브이젠


스타트업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2030이 많이 창업한다. 하지만 기술기반 스타트업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보다는 남들이 쉽게 흉내낼 수 없는 기술력·경험이 필요하다. 기술력을 어떻게 상용화시키느냐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2030보다 4050이 유 리할 수 있다. 에너지 스타트업인 브이젠이 딱 그렇다. 브이젠은 통합발전소(VPP) 관련 기술을 상용화한 스타트업이다. 

박병률 경향신문 경제부장 



40대 중반, 연구자에서 스타트업 창업자로

VPP(Virtual Power Plant)란 소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력을 통합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관리하는 솔루션을 말한다. 분산된 재생에너지를한데 모으고 사전에 발전량을 예측해 전력판매사업자에게 판매하는 것을 돕는 솔루션이 바로 VPP다.

백승엽 브이젠(VGen) 대표는 대우고등기술연구원, GM대우, STX솔라(현 E&R솔라) 태양광 연구소장 등을 지냈다. 대우고등기술연구원에서 전기차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STX솔라에서는 태양전지, 태양광 모듈을 연구했다. 대학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한 뒤 대학원에서 산업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20년 이상 R&D 분야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40대 중반 나이에 대기업 연구소에 남아 계속 성장할 것이냐, 직접 창업을 해 새로운 도전을 해볼 것인가 고민을 하다 후자를 택했다.

백 대표는 “2017년 브이젠을 창업했으니 벌써 7년이 지났다”며 “기술을 알고, 그 기술의 미래도 안다고 생각해 창업을 결심했지만 돌아보면 맨땅에헤딩한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백 대표가 VPP에 대해 접하기 시작한 것은 태양전지와 태양광 모듈을 연구하면서다. 재생에너지 투자가 우리보다 앞섰던 유럽과 미국은 바람과 태양이 만들어내는 에너지의 한계를 먼저 경험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유럽은 2000년대부터 VPP시범사업을 시작했고 2010년대에는 AI기반으로 한 연구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백 대표는 “당시 IT 기술을 이용한 서비스 사업화에 관심이 있었다”며 “VPP는 결국 제가 전문성을 갖고 있는 태양광 기술과 IT 기반 서비스의 접목해 만들어내는 것이어서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국내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 ‘청신호’

VPP 기술력의 핵심 중 하나는 발전량 예측이다. 가장 큰 변수는 기상이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의 기상예보 데이터를 근거로 발전량 생산 정확도를 높여야 했다. 백 대표는 “7년 이상 사업을 하면서 쌓은 경험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알고리즘을 구축했다”며 “발전소 현지 상황까지 반영해 실질적인 발전량을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규모 발전소의 발전량 예측도 쉽지 않지만, 20MW 이상 대형 단일 발전소의 발전량 예측은 더어렵다. 소규모 발전소의 발전량은 각 발전소 발전량의 평균값을 구하면 얼추 들어맞지만 단일 대형발전소는 자칫 예측이 어긋나면 큰 오차가 생겨날수 있다. 백 대표는 “단일 대형발전소는 발전량 예측을 계속하면서 수치를 쌓아야 신뢰할만한 데이터값이 나온다”며 “이런 부분이 VPP의 기술력이 된다”고 말했다.

발전량 예측을 위해 ESS(에너지저장장치)도 활용한다. 발전량이 여유가 있을 때 저장했다가 부족할 때 꺼낼 수 있다면 발전량 변동성을 줄이고 예측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백 대표는 “VPP는 고객 발전소가 만든 전기를 최대한 많이, 좋은 가격으로 팔아 기대하는 수익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전기판매 대행서비스로 진화할 것”이라며 “향후 태양광에너지 시장이 경쟁입찰로 바뀌는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태양광 에너지를 생산하면 한국전력이 바로 구입한다. 하지만 올해 제주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전국에서 경쟁입찰로 전환된다. 현재 브이젠은 100여개 소규모 태양광 에너지 발전소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경쟁입찰이 본격화되면고객사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브이젠의 매출이 본격화하는 시점도 이때로 보고 있다.

브이젠은 최근 클라우드 기반 SaaS서비스인 ‘오픈(Open)’을 개발했다. 오픈플랫폼은 VPP사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고객사는 스마트폰, 혹은 PC를 통해 전력중계 일정과 발전소 이상징후, 월 배분정산금 등을 실시간으로 안내받을 수 있다. 백 대표는“지금은 VPP 시장의 확장이 필요한 시기”라며 “오픈 플랫폼과 핵심 사업인 VPP를 통한 전력 중개 사업을 중심으로 원격감시제어 서비스, 유지보수, ESS공급 등 다양한 사업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본다”고 말했다.

브이젠이 주목하는 또 다른 시장은 동남아시아다.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 개발 여건이 좋아 재생에너지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브이젠은 최근태국의 글로벌 재생에너지 사업자인 메가와트와 전략적인 사업 확장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백 대표는 “브이젠은 발전공기업과 대기업 등 국내 고객은 물론 동남아시아를 교두보로 한 해외 고객에게 재생에너지의 판매와 운영의 최적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VPP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